라탄, 그 무한한 가능성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은 인류에게 많은 것을 내어주는 보물 창고입니다. 그 중 손꼽으라면, 라탄, 또는 Rattan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라탄은 말레이어 ‘rotan’에서 유래한 말이며, 수수야자과에 속하는 약 600 종의 클라이밍 팜(Climbing Palms)을 포괄합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열대지역에서도 자라지만, 주로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동남아시아 우거진 열대우림 속에서 자생합니다.
라탄의 생태
라탄은 다른 팜 트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버릇이 있습니다. 자꾸만 다른 식물들을 타고 올라서 마치 덩굴식물같은 행태를 보이거든요. 주변의 식물들과 덩굴처럼 얽히고 섥혀서, 깊이 우거진 열대 우림 고유의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Rattan은 곁가지를 뻗치지 않고, 일생동안 가지를 얇게 유지하면서 가시털을 이용해 다른 큰 나무들을 타고 오릅니다. 우거진 열대 우림 속에서 더 높이 올라가지 않으면, 햇볕을 받을 수 없으니, 다른 큰 나무들을 잘 타고 오르도록 진화한 것 같습니다.
덩굴처럼 타고 오르는 Rattan이 있는가하면, 또 일반 관목이나 나무처럼 덩굴의 속성이 없는 라탄도 있습니다. 아주 다양한 라탄이 있어서 그 종류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Rattan을 재배하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대부분은 깊은 숲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채집해와야합니다. 다행히, 라탄은 하나의 줄기에서 클러스터 형태로 최고 50개 정도의 얇은 가지(clumps)들을 방사형으로 뽑아내기때문에, 한 자리에서 많이 수확할 수 있습니다.
라탄 생산
동남아시아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생산량이 압도적입니다. 전세계 라탄 생산의 70%를 인도네시아에서 담당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니까요. 발리 여행을 가면, 여기 저기 라탄 제품을 파는 상점들을 많이 볼 수 있죠. 추가적으로 필리핀의 팔라완도 라탄 생산으로 유명합니다. 아래 그림에서처럼 열대 우림으로 부터의 수확물을 수작업으로 말리고 가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확하여 말린 라탄은 대나무와 흡사한 느낌인데, 대나무가 속이 비어있는 것과 달리 속이 차있습니다.
Rattan은 유연하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 다양한 공예품 재료로 사용되며, 패션, 식품, 약품의 재료로도 사용됩니다. 이 다양한 라탄의 유용성을 살펴보고 자연재료로써의 아름다움을 감상해보겠습니다.
라탄 공예
잘 말린 줄기를 손톱 가위를 사용해 일정한 두께와 폭을 가진 라탄 스트립을 만듭니다. 라탄 스트립은 다양한 공예의 재료로 사용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라탄 바구니입니다.
바구니는 얇은 라탄 스트립을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어려울 것이 없지만, 라탄으로 의자를 만드려면, 이야기가 틀려집니다. 의자는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구조체입니다. 굵은 라탄 줄기를 사용해야하는데요. 그 가공에는 노력이 들어갑니다.
먼저, 굵은 라탄 줄기를 가져다가 소프트닝 작업을 거칩니다. 소프트닝 작업은 라탄을 부드럽게 하기위해 물에 담그는 것을 말합니다. 소프트닝이 끝나면, 굵은 라탄을 휘기 위해 가열합니다. 뜨거운 물에 담그는 방법으로 가열합니다. 가열하여 원하는 형태로 굽혀진 라탄은 다른 구조물에 고정시켜, 그 형태를 유지하면서 건조되도록 해야합니다.
이런 과정으로 거쳐 의자 구조물이 탄생합니다. 우리가 가구점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의자이지만, 그 제작과정을 생각하면 천만금짜리 입니다.
여기까지가 원래 우리가 알고 있는 라탄에 대한 상식수준의 정보들이었습니다. 이제, 라탄으로 만든 더 재미난 물건들을 발견해보겠습니다.
라탄 크로스백
Rattan으로 만든 크로스백을 상상해보셨나요? 한국에서는 보기 쉽지 않지만, 세상 다른 한편에서는 많이 애용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도심에서 라탄 크로스백을 매고 있으면, 열대 우림에서 자란 Rattan의 신선함이 리지드한 도시환경 느슨하게 녹여내는 듯합니다.
서울에서 양평, 춘천 등 교외로 나들이를 갈 때, 라탄 크로스백으로 멋을 내보는 건 어떨까요? 소풍가는 즐거움이 배가 될겁니다.
결이 촘촘한 크로스백을 만들기 위해 니트 기법을 이용합니다. 한국에서도 Rattan 니트 가방은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라탄 크로스백은 이 천연 자연 재료를 이용한 디자인의 영역을 패션까지 확장해줍니다.
라탄 패션
인도네시아, 세람 섬의 원주민들은 허리를 두르는 거들을 라탄으로 만들어 입었습니다.1 현대에 들어서, 자연주의 디자이너들이 라탄 패션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Iris van Herpen Fall 2010, Dolce & Gabbana Spring 2013 등의 컬렉션을 보면 상당수의 작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웹에서는 rattan wicker dress 라고 검색해보면 될 것 같네요.
라탄 신발
슈즈도 Rattan을 이용한 디자인 제품 또는 공예 제품 중 빼놓을 수 없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공예 제품이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이미지를 보시려면 핀터레스트 등에서 검색하시면, 무수히 많은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처럼 열대 기후에서는 Rattan으로 만든 신발이 통기성면에서도 뛰어나고 형태적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기 때문에 고급 패션 아이템입니다. 샌들 형태의 신발이 일상적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Rattan은 그 어떤 인공 소재로도 흉내낼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실용성을 겸비한 뛰어난 신발 소재입니다.
조명
라탄 조명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Rattan 장식품 중 하나입니다. Rattan의 패턴이 아름다운 문양의 은은한 그림자를 만들어내면, 따뜻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국화 플라워 베이스
라탄은 화려하면서도 수수한 국화의 플라워 베이스로 잘 어울립니다. 라탄 스트립의 촘촘한 결이 섬세한 국화꽃 입들과 잘 어우러집니다.
트레이
라탄 트레이는 라탄 공예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죠. 실용성에 중점을 둔 Rattan 바구니와는 달리 Rattan 트레이는 섬세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기 때문에,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합니다.
인테리어
위에서 본 수많은 Rattan 제품들을 방안에 모아놓으면 훌륭한 인테리어가 됩니다. 의자, 스툴, 책상, 라이트쉐이드, 트레이, 화분, 바구니, 액자까지 셀수 없는 제품들이 라탄 공예로 만들어집니다.
심지어 바닥에 깔리 러그도 라탄 러그로 시원한 느낌을 더합니다.
정원
열대 우림의 느낌을 정원안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Rattan 장식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코팅처리가 잘 된 제품이 아니면 습기에 상할 수 있으니, 이 점을 유념해야합니다. 실외에 Rattan 제품을 둘 때에는 우기에는 커버를 쉬워 손상을 방지하는 노력도 해야합니다.
식용 및 약용
종류에 따라, 어떤 Rattan의 열매는 식용이 가능합니다. 시트러스(citrus) 맞과 흡사한 씬 맛이 납니다. Rattan 열매는 드레곤의 피(dragon’s blood)라는 붉은 레진으로 가득차 있는데, 고대에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믿어졌습니다. 바이얼린 등의 도료로도 사용되는데2, 나무에 밝은 피치(peach) 톤을 더합니다. 인도의 Asam 주에서는 라탄 순이 채소로 식용됩니다.
줄기의 끝부분은 녹말이 풍부합니다. 생으로 먹거나 구워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긴 줄기는 마실 물을 얻기 위해 자르기도 합니다. 줄기 겉껍질 안쪽에 부드러운 부분을 Palm heart라고 부르는 데, 이 부분도 생으로 식용할 수 있습니다.3
2010년 초에, 인공 뼈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 라탄이 사용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칼슘과 탄소와 함께 Rattan 가루를 인산용액을 첨가하여 가열하면, 거의 뼈의 성분과 흡사한 물질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제조 과정은 10일 정도 소요되는데, 양에게 뼈를 이식하여 테스트했더니, 거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는 이 연구는, 2023년 현재, 인간 이식 실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맺음말
이 식물의 용도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노인들의 지팡이, 우산의 손잡이, 선생님의 회초리 등 생활 곳곳에서 우리도 모르고 사용해온 제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집을 짓는 재료로도 활용되며, 폴로 말렛(polo mallets)이라는 스포츠에 사용되는 도구를 만들기도 합니다.
Rattan은 또한 아로마테라피에서 사용되는 아로마 리드 디퓨저에서 필수적인 오일을 방출하는 심지 역할을 합니다. Rattan 줄기 안에는 약 20개의 미세 관이 있습니다. 향수 용기로 부터 향을 뽑아올려 공기중으로 퍼트리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필리핀에서는 시벳(sibat)이라고 불리는 창을 만드는 재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라탄 공예의 영역이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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