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자연의 색채: 그 신비로움 속으로
얼마전에 베트남에서 반미를 먹고 560명이 식중독에 걸렸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날씨가 더워질 수록 되도록 신선한 음식 위주로 먹어야겠습니다.
동남아하면 꼭 생각하고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모기와 기생충’, ‘식중독’, ‘열대질병’, 이 세가지지요. 동남아가 위생관념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더운 지역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더위는 인간에게 재앙이 되기도 하지만,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자연은 색을 만들고 그 색은 사람들의 영혼을 지배하며, 문화와 예술을 꽃피웁니다. 동남아는 열대기후라는 특별한 조건 속에 있으니 당연히 그 빛깔도 독특할 것 입니다. 오늘은 동남아 자연의 빛깔을 대표하는 5가지를 간단히 언급해볼까합니다.
금빛 하늘
동남아시아의 일출은 환한 황금빛으로 유난히 눈부십니다. 야자수 아래에 헤먹에 누워서 그 금빛 태양을 바라보는 것을 상상하면, 황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정말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운 빛깔을 자아내는 것은 해와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 먼지, 화분 등의 다양한 입자들 때문입니다. 태양 빛이 이 입자들에 부딧쳐 산란하는데, 짧은 파장의 파란색과 보라색은 흩어져버리고, 긴 파장인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은 더 강렬하게 쏟아집니다. 황금빛 하늘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더위와 습도 때문이라는 거죠.
동남아 사람들이 송껫과 같은 금사로 자아낸 텍스타일을 전통적으로 만들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런 황금빛 하늘이 그들의 마음 속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지도 모르겠습니다.
열대 우림 깊은 녹색
공포스러우리 만큼 짙은 녹색의 향연. 동남아의 열대우림에 만들어내는 색깔입니다. 높게 솟은 나무들과 떨어지는 폭포수를 생각하면, 타잔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온갖 새들과 동물들의 노래소리와 울음소리는 그 짙은 녹색과 어우러져 요정이나 나올 것 같은 숲속에 우리를 가두어버립니다. 상상해보면 마치 보물을 찾아가는 인디아나 존스가 된 것 같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바틱이라는 천연 염색 직물에는 녹색이 인기있는 색상입니다. 또한 라탄이나 대나무로 만든 공예품에도 녹색 페인트나 염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색상의 자이언트 플라워
주라식 공원에나 나올 법한 거대한 꽃이 동남아의 자연속에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열대 우림에서만 자라는 라플레시아 꽃은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이며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플리시아 꽃은 주로 붉은 빛을 띠며 주황색이나 크림색의 무늬가 썩인 경우도 있습니다. 썩은 고기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외에도 대형 작약 같은 다양한 꽃들이 즐비합니다.
동남아시아에는 페이퍼플라워라고 불리는 주름지 종이꽃 공예가 인기 있는 취미활동입니다. 여기에는 자연속의 꽃들만큼이나 다양한 색채의 주름지(주름이 져 있는 종이)가 사용되며 대략 80가지 색상이 있다고 합니다.
산호 빛
병들지 않은 동남아의 건강한 바다에는 각양 각색의 산호가 어우러져 장관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 말에서도 ‘산호빛’이라고 하면 다채롭고 화려한 색상을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그런 산호빛을 바다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 까요? 다이빙은 안해봤지만, 아마도 다이버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산호는 빛을 잘 흡수하게 하는 녹색 형광 단백질 같은 색소를 가지고 있어서, 여기에 풍부한 청색광을 받으면 산호의 색소 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산호는 수천년 전부터 공예 소재로 사용되었고, 핑크 빛에서 적색까지 다양한 색상과 기름진 광택으로 보석같은 산호 공예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산호가 중요한 보석으로 여겨졌고, 가족을 지키는 수호 부적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호를 앞에 두고, 국가 간의 갈등도 빛어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산호를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 점차 산호 제품 생산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검붉은 화산: 지구의 심장
동남아시아의 아키펠라고(archipelago)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화산입니다. 자연의 근본적인 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화산이 아닌가 합니다. 지구의 심장이 요동치는 모습이죠. 연기가 솟구쳐 오르고, 거품을 일으키는 진흙구덩이들이 즐비한 활화산의 어디 즈음을 걷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지구의 숨결을 제대로 느끼면서 말이죠. 정말 흥미진진한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주도의 돌하루방처럼 인도네시아 등의 화산지역에서는 화산석 공예가 유행합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기념품이 되기도 하구요.
오늘은 동남아시아 자연이 자아내는 빛깔과 동남아시아의 공예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민속 예술을 이해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전통 의상에는 동남아의 색채가 가장 많이 녹아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전통 의상 탐구: 태국의 아름다운 복식